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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사 INTERESTS/사용기 REVIEW

ASUS STRIX 지포스 GTX980 Ti DC3 OC D5 6GB GAMING 장착기



ASUS STRIX 지포스 GTX980 Ti DC3 OC D5 6GB GAMING

장착기



 


 

 지금 그래픽 카드 시장은 가히 세기말적인 분위기다. 엔비디아와 암드 모두 신공정의 새로운 라인업을 준비중인 시기이기 때문이다. 각각 파스칼과 폴라리스(엔비디아는 주로 과학자 이름을, 암드는 주로 별자리 이름을 코드네임으로 삼는다.)라는 신공정 카드가 예고되어 있기 때문에 지금 주력으로 사용되고 있는 28나노 공정의 그래픽 카드들은 곧 구세대 카드가 될게 뻔하기 때문이다. AMD의 폴라리스는 14나노 핀펫 공정으로 제작되며, 현재까지 루머로는 성능보다는 저전력에 집중한다고 한다. 사실 현세대 퓨리 라인업이 성능은 둘째치고 전기를 많이 먹기는 한다. 때문에 AMD는 보다 저전력 쪽에 비중을 두고 신세대 라인업을 구상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AMD의 폴라리스가 기대되는 이유는 다이렉트12 기반의 환경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공개된 몇몇 다이렉트 12 기반의 게임에서 AMD 그래픽 카드의 성능이 좋게 나오면서 차세대에서도 AMD가 우수한 성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Nvidia의 경우 이전 세대에서 DP유닛을 제거해 다이렉트12에서 AMD 그래픽 카드에 밀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Nvidia의 차세대 그래픽 카드는 파스칼 라인업으로 16나노 핀펫 공정으로 제작된다. 케플러에서 맥스웰 아키텍쳐로 변환 시 공정은 28나노로 동일했지만 말도 안되는 성능향상을 이루었던 적이 있기 때문에 공정개선까지 이루어진 파스칼에 대한 기대가 높다. 하지만 경쟁사에 비해 성능적인 우위와 시장 지배적인 입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과연 파스칼에서 얼마나 성능을 향상시킬지는 의문이다. 메모리 방식이 HBM으로 변경되면서 대역폭에서 성능향상이 있을 수 있지만 역시나 수율, 비용 문제로 초기 모델은 GDDR5X 메모리가 장착될 것이라는 루머도 있다.

 이런 세기말적인 상황에 기존 그래픽 카드들의 중고가도 요동치고 있다. 이미 케플러-맥스웰에서 중고가 폭락을 경험한 사용자들이 미리 움직이는 상황이다. 특히 플래그쉽-하이엔드 라인업의 경우 중고가 타격이 심하다. 그럼에도 나는 980ti를 가져왔다. 이유는 몇가지가 있는데,

 

 1. 파스칼 출시 후 안정화까지 기간

 처음 하이엔드 그래픽 카드를 사용한게 케플러 아키텍쳐인 GTX680이었다. 당시 680의 경우 공정 변화로 인해 물량수급에 어려움을 겪었다. 아무래도 신공정으로 전환 시 수율문제로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 때문에 공시가격보다 비싼 가격으로 구입할 수밖에 없다. 이번 파스칼의 경우도 신공정이기 때문에 초기에 물량수급이 어려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미세공정화 될수록 수율문제는 더 심각해지기 때문. (물론 이전의 경험으로 엔비디아에서 충분히 준비했을 수 있으나, 글쎄. TSMC가 과연..?)

 

 2. 파스칼의 성능에 대한 의문

 파스칼은 16나노 핀펫 공정의 그래픽 카드다. 현재 맥스웰 라인업이 28나노 공정을 사용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성능향상이 예상된다. 케플러 이전 아키텍쳐인 페르미가 40나노 공정 기반이었다는걸 감안하면, 28나노에서 16나노로 개선되면 획기적인 성능향상이 있을 것이다. 페르미 아키텍쳐인 GTX560과 28나노 케플러 아키텍쳐 기반의 GTX660, GTX760, 그리고 동일공정 맥스웰 아키텍쳐 기반의 GTX960의 성능차를 보면 적어도 30% 이상의 성능향상을 예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의문이 든다. 엔비디아는 특히나 장사를 잘하는 회사다. 경쟁사인 AMD 그래픽 카드의 성능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절대 16나노 공정의 한계치를 한번에 끌어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다. 16나노 공정에서 더 미세화되기에는 물리적 한계가 있기 때문에 16나노 공정을 최대한 우려먹을 확률이 높다. 특히 같은 28나노 기반에서도 아키텍쳐 개선만으로도 30%의 성능향상이 있었던 케플러-맥스웰의 경험을 비추어보면..

 

 3. 기다림의 기회비용과 중고가 하락비용

 전자기기쪽에 진리처럼 통용되는 말 중에 "전자기기의 신제품에 집착하면 관짝 뚜껑닫기 전에 구입해야 된다."는 말이 있다. 전자제품의 경우 신제품 출시주기가 빠르고, 성능향상도 빠르다. (요즘은 좀 포화상태에 가까워졌는지 조금 느려진 느낌.) 때문에 신제품 소식 때문에 구입을 망설인다면 언제 살 수 있을지 모른다. A라는 제품을 살까말까 하는데 B라는 제품이 출시된다는 얘기를 듣고, B라는 제품이 출시하면 또 C라는 제품의 소식을 듣게 된다. 물론 신제품 주기를 아예 신경쓰지 않을 수는 없다. 하지만 그 차이와 기다렸을 때의 기회비용을 비교해서 합리적인 쪽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다. 나는 당장 구매해서 사용하는게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다. 중고가는 손해를 보겠지만, 그 동안 사용한 시간은 돈으로는 살 수 없다.

 

 4. 상대적인 성능? 절대적인 성능?

 마지막으로 고민한 것은 내게 필요한 것이 '상대적인 성능'인지 '절대적인 성능'인지 하는 부분이다. 성능은 높을수록 좋은게 맞다. 가격이 같다면. 하지만 대부분이 성능이 좋으면 가격도 비싸다. 때문에 사용목적에 맞는 성능에 적당한 가격대를 맞추는게 합리적이다. 만약 FHD(1920x1080 해상도) 모니터를 계속 썼다면 그냥 GTX970을 사용하면서 파스칼이나 폴라리스 출시를 기다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QHD(2560x1440 해상도) 모니터로 바꾸니 상황이 다르다. 그래픽 카드가 계산해야하는 픽셀 수가 2,073,600개에서 3,686,400개로 1.7배 늘어난 것이다. QHD에서 FHD와 비슷한 수준의 옵션을 적용하고 프레임을 뽑으려면 1.7배 좋은 성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당연히 파스칼은 이보다 더 좋은 성능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QHD에서 980ti의 성능 정도면 충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980ti에서 만족할 만한 경험을 얻는다면 굳이 파스칼로 갈아타지 않아도 될 것이고, 굳이 시간들여서 불확실한 일에 연연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여튼, 이런저런 이유로 업어온 ASUS STRIX 지포스 GTX980 Ti. 과연 얼마나 만족스러울지! 

 결론부터 말하자면 굉장히 만족스럽다.


 

 부엉이 간지. 음.. 부엉이 맞나;

 박스는 생각보다 작다. 전에 쓰던 GTX970 팬텀 박스 크기의 약 90% 정도 되는듯하다. (근데 아수스가 아니라 에이수스 아닌가)

 


 

 

 내부 박스에는 STRIX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ASUS 그래픽 카드 라인업 중 하나로, 고급형라인은 ROG 시리즈와 STRIX 시리즈가 있다. 최상위 카드는 ROG 시리즈의 매트릭스로 극한의 오버클러킹이 포인트이며, STRIX는 다소 오버클럭 수준은 낮지만 저소음에 포인트가 맞춰져 있다.

 근데 다 필요없고 어차피 수율 좋은놈이 깡패다. 그리고 하이엔드 카드는 칩셋 발열이 심하기 때문에 어차피 풀로드 걸리면 시끄럽다.


 

 

 내부에 작은 박스가 하나 더 있다. 설명서랑 쿠폰 등이 들어있다. (FE55.8Z 색수차보소..)

 


 


 

 STRIX GTX980TI 외형. 저소음 지향이라 쿨러가 3개다. 사실 조금 함정이긴 한데, 쿨러가 싸구려라면 3팬이 오히려 더 시끄러운 경우가 많다. (잊지 않겠다 기X바이트..) 최근 플래그쉽 그래픽 카드의 유행은 "무소음"이다. 온도에 따라 아예 팬 작동을 정지시켜서 아이들 상태에서는 아예 소음이 없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스트릭스 모델 또한 아이들 상황에서는 팬이 돌지 않는다. 대략 50도 후반은 되어야 팬이 돌기 시작하는듯하다. 아무리 아이들 상태라고 해도 팬이 안도니 온도가 걱정되었는데 팬이 안돌아도 40도 중반 정도는 유지한다.

 


 

 

 플래그쉽 그래픽 카드에 빠질 수 없는 옆간지...인데, 솔직히 별 간지는 안난다. 개인적으로 윈드포스가 LED 간지는 제대로인거 같은데.. 아쉬운 부분. 게다가 LED가 항상 켜져 있는게 아니라 반짝반짝 거린다. 조금 정신사납다. 차라리 레퍼 LED 정도만 되어도 괜찮을듯.

 그래픽 카드 업계는 CPU랑은 또 다르다. CPU의 경우 제조업체(Intel, AMD)가 직접 개발, 생산하여 공급한다. 판매망이 다를 뿐 제품 자체는 같다. 반면 그래픽 카드 업계는 개발사(Nvidia, AMD)가 개발한 칩셋을 벤더사(ASUS, Gigabyte, MSI, Zotac 등등)에 공급하고 벤더사가 각자 모델을 생산해서 공급한다. 물론 개발사가 기본이 되는 그래픽 카드(일명 레퍼런스)를 만들어 판매하기도 하지만 전체 비율에서 매우 작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대부분 벤더사가 생산한 그래픽 카드(일명 비레퍼런스, 비레퍼. 음 적고보니 신기하네. 한자와 영어의 조합이라니.)를 구매자들이 사용하게 된다. 때문에 같은 GTX980TI 칩셋이라고 하더라도 여러 벤더사의 다양한 모델이 존재한다. 기판 자체에 대한 수정도 허용되기 때문에 전원부, 쿨링, 레이아웃, 쿨러 등 칩셋을 제외한 거의 모든 부분을 수정할 수 있기 때문에 각 모델이 가지는 특장점들과 가격 등을 비교해서 선택할 필요가 있다.

 


 

 

 반면 백플레이트는 제대로다. 깔끔한게 장난아니다. 처음에는 지문이 묻길래 싸구려인줄 알았더니 보호필름이 붙어있는거였다. (...) 보호필름을 떼면 위엄돋는다.

 


 

 

 전에 쓰던 GAINWARD GTX970 PHANTOM과의 비교. 크기가 비슷해 보이지만 기판 크기가 다르다. GTX970의 경우 기판이 작다. 쿨러가 커서 커 보이는 것일 뿐. 실제로 쿨러를 포함한 길이를 재도 GTX980ti 쪽이 훨씬 길다.

 


 

 

 장착. 음 역시 좀 거대하긴 하다. 그래픽 카드 길이는 305mm로(브라켓 시작부분부터 그래픽 카드 끝부분 까지) 작은 케이스를 쓰시는 분들은 호환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LED가 들어온 모습. 음.. 초라하다. 플래그쉽 간지가 없다.

 


 

 

 STRIX 980TI의 GPU-Z 화면. 맥스웰 풀칩셋인 GM200이다. 물론 완전체는 타이탄X에 탑재되었고, 980ti는 약간 커팅되었다. 하지만 너무 적게 자른 나머지(...) 타이탄과의 성능차가 거의 없다. DP유닛도 없어서 연산능력에도 차이가 없으니, 사실상 타이탄은 감성으로 쓰는 물건이 되었다. (역시 통수의 아이콘 황회장..)

 

- GPU-Z 상으로 GTX970과의 비교 -

 

1. GTX970

GPU : GM204
Die Size : 398mm^2
Transistors : 5200M
ROPs/TMUs : 56/104
Shaders : 1664
Pixel Fillrate : 64.5 GPixel/s
Texture Fillrate : 119.8 GTexel/s
Memory : 4 GB (3.5GB + 0.5GB) (GDDR5, 256Bit, 224.4GB/s)

 

2. GTX980ti

GPU : GM200
Die Size : 601mm^2
Transistors : 8000M
ROPs/TMUs : 96/176
Shaders : 2816
Pixel Fillrate : 114.2 GPixel/s
Texture Fillrate : 209.4 GTexel/s
Memory : 6 GB (GDDR5, 384Bit, 345.6GB/s)


 


 노오버 상태에서.. 라고 말하는 것도 좀 애매한게, 비레퍼라서 이미 레퍼대비 오버가 된 상태다. 레퍼런스 모델의 경우 기본 코어 클럭이 1,000Mhz이고 부스터 클럭이 1075Mhz인 반면, STRIX의 경우 기본 클럭이 1,190Mhz에 부스트 클럭이 1291Mhz이다. 비레퍼 모델 중에서도 팩토리 오버가 높게 된 제품이다. 여튼, 기본 상태에서 3D Mark Fire Strike 벤치마크 결과이다. 그래픽 스코어가 19757점이 나왔다. 물론 오차가 있기 때문에 +-500점 정도는 차이가 날 수 있다. 참고로 GTX970의 경우 일반적으로 비레퍼 모델 파스 점수가 12000점~13000점 내외이다.

 

 - 그럼 GTX970SLI가 좋을까, GTX980TI 단일이 좋을까?

 분명 가성비적인 측면에서는 GTX970SLI가 좋을 수 있으나, 벤치마크 점수만 높고 실게임에서는 별 효과가 없는 경우가 많다. SLI를 잘 지원하는 게임에서도 170% 정도의 효율을 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VRAM의 경우 병합이 안되기 때문에 SLI를 구성한다고 해도 실제 사용할 수 있는 VRAM은 4GB(3.5GB+0.5GB)이다.

 

 1. SLI의 장점

 한번에 목돈이 나가는걸 막을 수 있다. 가령 현재 GTX970을 사용하는 사용자는 GTX970을 하나 더 구입해서 사용하게 되면 GTX980TI를 구입하는 비용보다 적은 비용으로 높은 성능을 얻을 수 있다. (GTX970를 중고로 팔고 넘어가면..?) 또 하나는 감성이다. 간단하다. SLI는 감성이다.

 2. SLI의 단점

 전력, 파워, 메인보드 지원, 발열, VRAM, SLI미지원 게임 등등.

 

 그렇다. 사실상 감성을 제외하면 그냥 단일이 낫다. SLI는 사실상 최상위 그래픽 카드를 장착하고서도 성능이 부족할 때 하는 것이다. 현재 GTX980ti를 장착했는데, 144Hz 모니터를 사용한다던지, 4K 게이밍을 하고 싶다던지, 감성이 필요하다던지 하는 이유가 있다면 구성하는게 SLI인 것이다.

 

 QHD에서 GTX980TI를 사용해보니 마치 FHD에서 GTX970을 사용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받는다. 대부분의 게임에서 안티를 제외한 최상-상옵 상태로 60프레임을 유지할 수 있다. 이정도 성능이라면 파스칼이 잘 나온다고 해도 비용대비 넘어갈 메리트를 못느낄 것 같다. 물론 QHD에서 울트라 옵션(안티까지 빠방하게)을 욕심내시는 분들이라면 980TI SLI나 파스칼 플래그쉽 라인업으로 가야할 것이다.

 QHD에서 몇가지 게임 경험을 적어보자면,

 - 위쳐 3 : 풀옵에서 헤어웍스 제외 시 대부분 60프레임 유지

 - 다크소울 3 : 풀옵에서 60프레임 유지

 - GTA 5 : 풀옵에서 MSAAx2, 반사MSAA 끔에서 60프레임 유지

 - 더 디비전 : 상옵에서 60프레임 유지

 - 배틀필드4 : 풀옵에서 60프레임 유지

 - 드래곤 에이지 : 인퀴지션 : 풀옵에서 60프레임 유지

 개인적으로 이정도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성능을 보여준다. 물론 FHD라면 대부분의 게임에서 안티까지 풀로 적용하고 쾌적한 게이밍 생활을 즐길 수 있었겠지만, 최근 게임 비중도 줄어들고 사진 편집하는데 QHD가 주는 감동이 남달라서 꽤 적절한 타협점인 것 같다. 물론 통장은 노타협으로 가셨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