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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 NEWS

엔비디아, 파운더스 에디션(Founders Edition)이 레퍼런스 카드?


엔비디아,

파운더스 에디션 FOUNDERS EDITION

= 레퍼런스 카드 REFERENCE CARD








출처 : http://www.gamersnexus.net/news-pc/2427-difference-between-gtx-1080-founders-edition-and-reference



- 역대급 가성비 파스칼? 근데 파운더스 에디션? -


 엔비디아의 발표회에서 GeForce GTX 1080과 GTX 1070이 공개된 후 많은 사람들이 역대급을 외치며 환호했다. 발표된 성능향상도 향상이지만 소비자 권장가격(MSRP, 생산자 권장 소비자 가격)이 GTX1070은 379$, GTX1080은 599$로 발표되었기 때문이다. 이전 세대보다 50$씩 높아진 가격이지만 전력도 적게 먹는데다가 성능향상이 50%는 될 것으로 보였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열광한 것이다. 하지만 발표 중 수상한 것이 있었으니 바로 "파운더스 에디션(Founders Edition)"이다.

 명칭부터 여러 논란이 있었는데, 설립자라는 의미의 Founder로 해석해서 엔비디아의 설립자들의 이름을 걸 정도의 프리미엄 버전이라는 예측이 있었다. 즉, 황회장이나 공동 창립자들의 이름을 걸 정도의 제품일 것이라고 본 것이다. Founder를 시조, 창시자 등으로 해석하여 보다 진보된 성능 찾는 사람들을 위한 에디션으로 특별히 오버클럭된 버전일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다. 엔비디아에서 직접 칩을 선별하여 오버클럭 폭이 높은 칩들로 생산한 제품일 것이라는 추측이었다.

 일각에서는 파운더스 에디션이 비레퍼런스 카드를 칭하는 것이라는 추측도 있었다. 비레퍼 카드는 말그대로 레퍼런스가 아닌 카드들을 말한다. 그래픽 카드 시장의 특수성 때문이다. CPU의 경우 칩셋의 생산과 최종 생산물 제조를 모두 인텔이나 AMD가 자체적으로 감당한다. 인텔 CPU는 모두 인텔이 제조한 것이며, AMD의 CPU도 마찬가지이다. 유통과정에서 벤더사를 통하기는 하지만 벤더사는 유통만 담당한다. 칩셋에 그 어떤 변형도 가할 수 없다. 하지만 그래픽 카드같은 경우 제조사와 벤더가 분리된 형태이며 벤더가 칩셋을 받아서 자체제품 생산이 가능하다. 엔비디아나 AMD에서 칩셋을 생산하면 이를 자체생산하거나 벤더사로 팔고, 벤더사는 이 칩셋을 사서 벤더사만의 그래픽 카드를 제조하는 것이다. 엔비디아나 AMD가 직접 생산한 칩셋으로 그래픽 카드를 제조해서 판매하는게 일명 "레퍼런스 카드"이다. 제조사인 엔비디아와 AMD가 제시하는 일종의 기준점이 되는 카드인 것이다. 소비자들은 이 레퍼런스 카드를 살 수도 있지만 다양한 벤더들이 판매하는 "비레퍼런스 카드"를 구매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비레퍼런스 카드들은 기판 설계 자체가 바뀌는 경우도 있으며, 전원부, 쿨러 등이 강화된다. (물론 염가형은 개악되는 경우도 있다. 대신 가격이 저렴하겠지만.)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비레퍼런스 카드들이 레퍼런스 카드보다 비싸다. 우리가 흔히 아는 기가바이트, 에이수스, MSI, 조텍, 사파이어 등이 주요 벤더들인 것이다. 벤더들이 레퍼런스 카드를 그대로 유통하기도 하지만 레퍼런스 카드의 경우 단종이 빠르다. 일종의 기준점으로 제시되는 것이기 때문에 비레퍼런스 생산이 활발해지만 생산이 중단된다.



- 파운더스 에디션 = 레퍼런스 카드 -


 하지만 모두 틀렸다. 외국 기사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파운더스 에디션은 레퍼런스 카드의 또 다른 이름일 뿐이며, 기존의 레퍼런스 카드가 차지하던 위치를 그대로 계승한, 이름만 바꾼 물건이라는 것이다. 물론 쿨러나 기판 같은 자잘한 성능향상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쿨러를 바꿔 달았다고 해서 레퍼런스 카드가 100$나 더 비싸진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위 링크의 기사 중 요약된 부분을 번역하면 다음과 같다.


- Every single instance of “Founder's Edition” can be replaced with the word “Reference,” using previous-gen nomenclature. There is not one difference in its market positioning. They are synonymous. NVidia has replaced its “Reference” name with “Founder's Edition.”

 : 파운더스 에디션은 레퍼런스로 바꿔부를 수 있다. 시장에서 한치의 변함없이 동일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다. 엔비디아는 그저 레퍼런스를 파운더스 에디션이라고 바꿔 부른 것일 뿐이다.


- There are not two GTX 1080 models made by nVidia. Only the “Founder's Edition” exists; there is not a cheaper card made by nVidia than the $700 Founder's Edition, which ships first.

 : 엔비디아가 제조하는 GTX1080은 두가지가 아니다. 오직 파운더스 에디션만이 존재한다. 엔비디아는 700$보다 저렴한 카드를 생산하지 않는다. (GTX1080 기준)


- Just to be clear: nVidia is making one official GTX 1080 and one official GTX 1070 model.

 : 확실하게 하자면, 엔비디아는 오직 한가지의 GTX1080과 한가지의 GTX1070 모델만을 생산한다.


- The “Founder's Edition” is not specially binned.

 : 파운더스 에디션은 특별한 카드가 아니다.


- The “Founder's Edition” is not pre-overclocked.

 : 파운더스 에디션은 오버클럭되어있지 않다.


- The “Founder's Edition” uses the new industrial design and cooler from nVidia. Historically, this is what we would call the “reference cooler.” The cooler is more-or-less identical to the previous reference models. It's got vapor chamber cooling, a VRM blower fan, and a large alloy heatsink under the shroud. There is a backplate on the GTX 1080 Founder's Edition.

 : 파운더스 에디션은 새로운 디자인의 쿨러를 장착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가 레퍼런스 쿨러로 불러왔던 것과 같은 것이다. 쿨러는 더 뛰어난 성능을 보일 것이며, GTX1080의 파운더스 에디션은 백플레이트가 장착되어 있다.


- This card is not "limited edition," despite its name that would indicate as much, and will run production through the life of the GTX 1080 product line.

 : 파운더스 에디션은 한정판이 아니다. GTX1080 라인업이 유지되는 내내 생산될 것이다.


 결국 "파운더스 에디션"은 기존에 "레퍼런스 카드"라고 불리던 제품이다. 즉, 소비자들은 레퍼런스 GTX1080을 699$, GTX1070을 449$에 구매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MSRP 가격은 무엇일까? MSRP는 Manufacturer's Suggested Retail Priced의 약자로 '생산자 권장가격'이다. 제조사가 시장에서 판매되는 자사의 제품가격 통제를 위해 벤더들에게 권장하는 가격을 말한다. 엔비디아가 벤더들(비레퍼런스 제조사들)에게 "이 그래픽 카드는 이 가격 이하로는 팔 수 없다."고 제한을 걸어놓은 것이다. 즉, 벤더들이 비레퍼런스 카드를 만들더라도 GTX1070의 경우 349$, GTX1080의 경우 599$ 이상으로 팔아야하는 것이다. 레퍼런스 카드보다 품질이 낮은 비레퍼런스 카드를 염두에 둔 가격제한이라고 볼 수 있다.



- 문제는 가격정책 -


 그렇다면 결국 파스칼 아키텍쳐 기반의 새로운 그래픽 카드 가격은 449$와 699$가 되는 것이다. 전작인 GTX970의 경우 초기 출시가가 329$, GTX980의 경우 549$였다. 맥스웰 카드 대비 각각 120$, 150$ 비싸진 것이다. 그 이전작인 GTX770의 경우 399$, GTX780은 499$였다. 만약 MSRP 가격이었다면 이해못할 수준은 아니다. 공정도 변했고, 기초 설비나 개발비용도 상당히 들어갔을 것이다. 게다가 조금 비싸져도 성능향상폭이 크다면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페르미 아키텍쳐에서 케플러 아키텍쳐로 넘어올 때도 여러 이슈들이 있었지만 성능이 좋으니 잘 묻혔다. 근데 파운더스 에디션이 레퍼런스 가격이라고 한다면 문제가 있다. 가격 향상폭이 너무 큰 것이다.

 사실 이러한 엔비디아의 가격정책은 케플러 시절부터 예상된 것이었다. 오랜기간 40나노에서 머물던 공정이 드디어 28나노대로 접어들면서 케플러 라인업에 대한 인기가 절정에 달했다. 페르미 시절 전기돼지, 발열돼지 등으로 욕먹던 엔비디아가 과연 어떤 폭탄을 터뜨릴지 관심있게 지켜보는 사람도 많았다. 그리고 폭탄이 터졌다. 최초 공개된 GTX680은 저발열 저전력에 성능은 GTX580보다 40% 가량 높게 나온 것이다.  (이제와서 보면 게이밍 연산에 불필요한 부분은 전부 커팅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게다가 가격은 499$. 사람들은 환호했다. 그런데 뭔가 수상한 점이 있었다. 분명 하이엔드 카드인 GTX680이 커팅칩인 GK104를 사용한 것이다. 엔비디아는 새로운 나노공정에서의 성능향상이 뛰어났으며, 신공정의 수율 문제로 빅칩을 소비자용으로 대량생산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반응이었다. 뭔가 미심쩍었지만 일단 적당한 가격에 전성비와 발열이 크게 개선된 케플러 라인업에 열광했다. 그런 인기 때문인지 아니면 정말 수율이 안나온 것인지 초기 GTX680은 웃돈을 주고도 못사는 물건이 되었고, 499$ 그래픽카드가 600$에 거래되는 경우도 발생했다. (심지어 한국은 70만원대에 팔렸다. 용던 프리미엄의 위엄이란..) 하지만 얼마 후 엔비디아는 깜짝발표를 한다. 바로 타이탄 시리즈의 등장이다. 타이탄은 케플러 풀칩을 사용한 말 그대로의 빅뷰티 그래픽 카드였다. 그리고 가격은 999$. 역시 뭔가 찝찝했지만 진정한 플래그쉽의 등장에 유저들을 열광했다. 하지만 그것은 통수의 시작이었으며, 대놓고 통수를 치겠다는 신호였다.

 이후 케플러 공정을 개선한 GTX700 시리즈가 발매되었는데, 여기서 엔비디아는 80번대 그래픽 카드에 Ti를 붙이는 만행을 보이면서 80번대 그래픽 카드를 플래그쉽 자리에서 떨어뜨렸다. 즉, 예전에는 60번대 카드가 일반적인 게이밍용 카드였고, 70번대가 하이엔드, 80번대가 플래그쉽 카드였으나, 케플러를 지나면서 60-60ti-70-80-80ti-타이탄이라는 실로 장사속이 훤히 보이는 라인업이 되고 만 것이다. 한편으로는 라인업이 다양해지면서 소비자의 선택권이 늘어난 것이라 좋은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그것은 기업이 최선을 다했을 때의 이야기이다. 지금까지의 커팅칩(XX4) 발매를 보면 확연하다.


 페르미 라인업 : GF104 (GTX460, 229$), GF114 (GTX560Ti, 249$)

 케플러 라인업 : GK104 (GTX680, 499$), GK104 (GTX770, 399$)

 맥스웰 라인업 : GM204 (GTX980, 549$)

 파스칼 라인업 : GP104 (GTX1080, 599$ 또는 699$)


 은근슬쩍 커팅칩 라인에 80번대 네이밍을 달아놓은걸 볼 수 있다. 엄밀히 따지면 GTX680은 GTX660ti나 GTX670으로 나왔어야하는 물건이었으며, GTX670은 GTX660, 타이탄은 GTX680으로 나왔어야 하는 물건이다. 물론 가정에 불과한 일이다. (상위제품에만 붙던 GTX라는 네이밍이 이제 그냥 엔비디아 카드라면 다 붙은 상황에서 네이밍이 무슨 소용일까.) 정말 수율에 문제가 있었을 수도 있고,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았을 수 있다. 하지만 이제 더이상 커팅칩이라고 해서 싸지 않다. 최종 소비자 입장에서는 무슨 칩을 쓰건 싸고 성능이 좋으면 그만일 수 있지만 독과점적인 시장에서 기업이 은근슬쩍 장난질을 하고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항상 경계해야한다.



-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면? -


 부정적인 쪽으로밖에 생각이 안되지만 그럼에도 긍정적으로 현 상황을 바라보자면, 다음과 같은 시각이 있을 수 있다. "레퍼런스 카드의 재정립." 엔비디아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레퍼런스 카드를 보다 주요한 포지션에 위치한 카드로 만들고 싶어졌을 수 있다. 기존 레퍼런스 카드의 "최저치가 이정도"라는 이미지에서 "이게 바로 엔비디아가 만든 그래픽 카드"라는 이미지로 변화를 꾀하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엔비디아가 자체 생산한 카드가 여타 벤더사의 비레퍼런스 못지않게 좋은 품질로 공급되길 바라고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럼에도 팩토리 오버클럭은 되어있지 않다는 점이다. 비레퍼런스 카드의 경우 전원부 보강, 쿨링 향상 등 다양한 노력을 하는데 이는 그냥 디자인이나 기분만을 위한게 아니다. 근본적으로 팩토리 오버클럭을 감당하기 위한 설계가 적용된다. 소비자들은 벤더사의 비레퍼런스 제품을 사면서 최저치의 오버클럭 수치를 보장받게 되는 것이다. (덤으로 저소음이나 디자인 간지) 파운더스 에디션은 오버클럭된 카드가 아니라는 점에서 단순히 쿨러 설계와 디자인을 바꾸고 비싸게 받는게 납득되지는 않는다.



 아직 파스칼 카드들의 엠바고까지는 시간이 남았다. 과연 엠바고 이후에 분위기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으나, 현재까지는 그리 좋지만은 않다. 첫 공개 때는 세상을 뒤엎을 제품인 것 같았으나, 가격이 생각보다 높게 책정된 것 같은 정황이 발견되었기 때문에 분위기가 반전되었다. 만약 엠바고 이후 성능향상폭이 정말 뛰어나다면 다시 좋은 분위기로 흘러가겠으나, 성능향상폭이 현재 예상되는 수준이면서 가격만 올라간다면 비판을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