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퍼이어폰 DUALS K STAR
개봉기 겸 사용기
DUALS는 2016년 초, 우퍼 이어폰 제작을 목표로 클라우딩 펀드를 진행하여 T3와 T3 Pro를 제작했던 회사이다. 이번에 카카오 메이커스에서 새롭게 K-Star를 공개한다고 해서 호기심 반 걱정 반으로 주문했다. K-Star는 일단 T3 Pro의 개선판인데 T3 Pro와 거의 유사한 스펙을 가지고 있다. 제품설명으로는 저출력에서 더욱 쉽게 구동될 수 있게 튜닝하였으며 단선방지를 위해 설계를 다소 변경한 것으로 되어있다.
집에서 2.1채널 스피커를 사용중인데 우퍼라는 녀석은 참 신기한 물건이다. 그냥 빈 통처럼 생겼는데 저음의 울림 표현에는 이만한게 없다. 하지만 이게 또 저음에서 벙벙 때려줄 때는 울림이 굉장한데 음악을 감상할 때는 다른 소리를 먹어버리는 경우가 생긴다. 때문에 2.1채널 스피커의 경우 음악감상보다는 영화나 게임용으로 많이 추천되어진다. 이런 우퍼를 이어폰에 단다는게 사실 좀 이해가 안되는 부분도 있는데, 일단 샀으니 잘 들어야지. 보통 제품을 충분히 경험하고 사용기를 적는 편인데, 이 제품의 경우 듣자마자 컨셉이 너무 명확해서 며칠 들어본 내용으로 글을 적는다.
-기본 사양-
유닛 : 다이나믹 + 서브우퍼
방식 : 커널형 이어폰
주파수 응답 : 20Hz - 20kHz (서브우퍼 : 74Hz - 86Hz)
임피던스 : 14 Ohms
무게 : 295g
기타 : 1.2m 코팅 케이블
패키징은 상당히 깔끔하다. 우측 상단에 제품명이 기재되어 있고 이어폰 본체의 디자인을 볼 수 있게 해놓은 것이 상당히 좋다.
후면에는 이어폰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함께 스펙이 기재되어 있다.
구성품은 이어폰 본체와, 여분의 실리콘 팁 3쌍, 캐링케이스, 카라비너, 튜닝스티커, 태그 등이다.
구성품은 알찬 편인데 여분의 실리콘 팁에 문제가 좀 있다.
실리콘 팁 내부로 소용돌이 모양의 양각이 있는데, 이게 귀에 들어가면 좀 아프다.
이어폰 디자인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뜬금없이 귀여운(?) K 로고는 좀 부담스럽기도 하다.
서브우퍼가 장착된만큼 특이한 튜닝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는데
이어폰 본체 주변에 4개의 공기홀(덕트)이 있다. 최초 출고시에는 여기 위에 스티커가 붙어있어 4개의 구멍을 모두 막고 있는데, 사용자가 스티커를 뜯어 자른 뒤 원하는 만큼 튜닝을 할 수 있다.
4개 모두 막으면 저음량이 최대가 되고 덜 막을수록 저음량이 줄어든다.
□ 착용감
착용감이 썩 좋은건 아니다. 기본팁 한쌍과 여유분 세쌍이 들어있는데, 여유분 세쌍의 경우 나선모양 양각으로 귀가 아프다. 기본팁이 그나마 나은데, 편하게 꽉찬다는 느낌은 없다. 선재의 경우 상당히 내구성이 뛰어나며 잘 꼬이지 않는 것은 장점이지만, 중간 부분부터 조절하는 클립이 없어 특정 상황에서 터치노이즈가 거슬릴 수 있다.
□ 소리
서브우퍼가 달린만큼 저음은 확실하다. 둥둥거리는 느낌이 진짜 우퍼 스피커 느낌이 난다. 하지만 이 제품은 저음을 취하고 다른건 모두 버렸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둥둥거리는 저음 때문에 다른 소리가 묻히는 경향이 있다. 그나마 괜찮았던 것은 아예 다른 소리가 안들릴 정도는 아니면서도 우퍼는 울려준다는 점이다. 중고음대의 소리가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으며, 너무 저음이 울려대다보니 오래 들으면 피곤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튜닝을 해봤다. 덕트에 붙어있는 스티커를 떼고 각각 1개씩 잘라 3개의 덕트만을 남기고 들어봤는데, 저음량은 확실히 줄어서 편안한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소리가 좀 빈다. 4개를 모두 개방하면 소리가 망가진다. 고음이 찢어질 정도이며, 치찰음이 폭발하고 저음은 실종된다. 오히려 덕트를 여니 이어폰의 정체성마저 사라진 느낌이라 다시 모두 막고 사용중이다. T3 Pro를 사용했던 사람들 얘기로는 2개만 막고 사용하는 것이 가장 밸런스있다고 한다.
- ROCK
드럼이랑 베이스는 확실하다. 특히 베이스 라인이 이렇게 잘들리는 경우가 드문데 저음은 확실히 보장한다. 하지만 일렉기타는 묻히는 경향이 있고 하이햇 소리는 파헤쳐서 들어야 한다. 얼터너티브나 브릿팝 쪽에서는 느낌을 살리기 힘들고 하드락 계열에서는 강력함을 느낄 수 있다. (쉽게 피곤해지는게 함정)
- CLASSIC
저음이 강조되다보니 웅장은 느낌은 드는데, 답답한 웅장함이다. 스테이지가 좁은 느낌이라 모노 스피커에서 듣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도 있다. 중고음 현악기들은 선율을 따라가기 힘든 경향이 있지만 첼로나 콘트라베이스는 훌륭하다. 하지만 우퍼가 내는 진동 때문에 깔끔한 선율을 느끼기는 힘들다.
- ELECTRONIC / DUP STEP
비트의 끝을 느낄 수 있지만 머리가 울려 오래 듣기는 힘들다.
- 가요 / POP
보컬이 좀 답답하다. 드럼소리는 좋으나 그뿐. 남자 보컬은 상당히 괜찮은 편이나 여자 보컬에서는 맥을 못춘다.
그렇다. 2.1채널 스피커와 유사하게 음악을 듣기에는 뭔가 아쉽다. 꽉찬 음악은 너무 꽉차고 비어있는 음악은 너무 비운다. 저음의 표현은 좋으나 밸런스가 아쉽고, 공간감이 좁아 답답한 느낌이 든다. 저음도 젠하이저 상위모델 같은 고급진 저음 보다는 '내 저음은 맨틀을 뚫는 저음이다!!!' 같은 느낌이다. 해상력이 뛰어난 편은 아니라서 소리를 파헤쳐 찾아들어야 되는 경향이 있다. 솔직히 음악감상만 놓고 보자면 알리에서 파는 2~3만원대 중국 이어폰과 큰 차이를 느끼기 힘들다. 그렇다고 이 이어폰이 완전 돈낭비는 아니다. 2.1채널 스피커와 마찬가지로 영화와 게임용으로 쓴다면 가치가 현격히 달라진다. 이 이어폰을 착용하고 배틀필드1을 플레이해보니 돈값을 할지도 모르겠다는 느낌이 팍팍 든다. 사실 집에서 2.1채널 스피커의 우퍼를 키우고 듣기란 쉽지 않다. 우퍼의 진동이 다른 집에 전달되면 결투신청과 다를바 없다. 그래서 되도록 작게 듣는데, 그런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날려주는 이어폰이다. 스피커처럼 공간감 있는 울림은 아니지만 확실히 우퍼스럽다는 느낌은 받을 수 있다. 공간감이 조금 아쉽지만 그렇다고 위치를 잘못잡는 이어폰은 아니기 때문에 충분히 게임에서의 현장감을 느낄 정도는 된다.
□ 장점
- 서브우퍼
- 영화와 게임에 적격
□ 단점
- 서브우퍼
- 올라운드로는 못씀
- 밸런스가 뭐죠? 먹는건가요
- 음감에는 조금 애매함 (장르를 심하게 가림)
□ 간단평
추천대상 : 난 둥둥거리는 저음으로 끝장을 보겠다. 10만원 아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