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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DAILY/요리 COOKING

[요리] 크림파스타(까르보나라) 레시피


크림파스타/크림스파게티

(까르보나라)




 대체 크림파스타와 까르보나라의 차이가 무엇인지 항상 궁금했다. 어느 음식점을 가면 크림 파스타라고 하고, 다른 곳은 까르보나라라고 적혀있다. 그런데 둘의 차이가 크냐하면, 그건 또 아니다. 내가 요알못인지 아무리 봐도 똑같다. 그래서 좀 찾아보니 크림 파스타의 종류 중 하나라 까르보나라라고 한다. 이탈리아어로 Carbone(영어로는 Carbon이 탄소)이 석탄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깊은 산 속 광산에서 일하는 광부들이 오래 먹을 수 있게 소금에 절인 고기와 치즈(둘 다 보관기간이 길다)로 만든 음식이 유래라고 한다. 그렇다면 크림파스타는 뭔가. 파스타에는 수많은 종류가 있다. 일단 파스타(Pasta)는 반죽을 의미하는 이탈리아어 Paste이다. 밀가루 반죽으로 만든 음식이라는 뜻인데, 초기 파스타는 라자냐(밀가루 반죽과 채소, 치즈 등을 층층이 쌓아 구운 음식) 형태였다. 그 중 크림 파스타는 생크림, 치즈, 계란 등을 주로 써서 만드는 흰색계열의 파스타이다.

 개인적으로는 토마토 파스타 계열이 먹기는 편하다. 크림 파스타는 좀 느끼해서 금방 질리기 때문. 하지만 토마토 파스타는 만들기가 귀찮다. 일단 토마토를 손질하고 준비하는게 은근 장난없다. 물론 토마토 소스를 사서 쓰면 편하기는 하다. 근데 작은 단위로 파는게 없어서 토마토 소스를 사놓으면 꼭 상한다.

 3일 연휴를 맞아 오랜만에 요리를 해보기로 했다. 마트에 가서 별로 산것도 없는데 몇만원이 금방 나왔다. 그냥 사먹는게 낫지 않을까. 그래도 연휴기간에 뭐라도 해야 좀 보람차다는 착각이 들기 때문에, 귀찮아도 하기로 했다. 정말.



 기본 재료는 위와 같다. 약 2인분 재료다. (하지만 혼자 먹는다.)

 1. 파스타면

 2. 양파

 3. 양송이버섯

 4. 계란 또는 치즈 또는 생크림 또는 밀가루 (취향)

 5. 베이컨 또는 새우 (취향)

 6. 우유

 7. 버터

 8. 소금




 재료를 손질하기 전에 미리 면을 삶아야 하는데, 파스타면을 삶는 냄비는 좀 깊은 것을 사용해야 한다. 모든 면이 마찬가지지만, 면이 동시에 삶아져야하기 때문에 파스타 면이 충분히 한번에 투하될 공간이 있는게 좋다. 물이 끓으면 소금 약간과 기름(뭐 올리브유든 포도씨유든 취향대로. 맛에는 영향이 없다.)을 넣고 면을 투척해준다. 프라이팬에서도 익을 면이기 때문에 푹 안삶아도 된다. 경험 상 약 5분 정도 삶으면 적당하다. 면을 삶으면서 다른 재료를 손질한다. 양파는 취향대로 자르면 되는데, 방향을 잘못잡으면 중국집 양파처럼 되니 조심해야 한다. 베이컨은 한입에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르고, 양송이 버섯은 머리부분 껍질을 벗겨야 한다. 미끌거리는 껍데기 같은게 붙어있는데 그게 맛도 안좋을 뿐더러 흡수를 막아서 버섯 간이 잘 안된다.




 프라이팬에 버터를 똻 올리고 빙빙 돌려 골고루 발라준다. 버터 맛이 잘 스며들어야 은은하게 단맛이 나면서 맛있다. 취향에 따라 많이 넣어도 되지만 너무 많이 넣으면 질리는 단맛이 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버터를 바르고 베이컨을 먼저 투척한다. 베이컨은 얇아서 금방 익기 때문에 금방금방 휘저어줘야 한다. 진짜 금방 익는다. 심지어 잘 탄다.




 베이컨이 끝부분만 노릇해지면 양파를 투척한다. 역시 부지런히 휘저어준다. 이쯤되면 면을 충분히 삶았을 타이밍이다. 면을 채에 걸러주는데, 절대 물에 씻으면 안된다. 국수면과 다르게 물에 닿으면 눌러붙어서 못먹게 된다. 절대 물에 씻으면 안된다. 채에만 걸러놨다가 프라이팬에 투척해야 한다.




 버섯을 투척하고 조금만 굽다가 바로 우유를 부어준다. 우유 양은 취향따라 좀 다른데, 뻑뻑하게 먹고싶으신 분들은 위 정도의 양이 딱 적당하다. 면과 치즈(계란 노른자 또는 밀가루)가 들어가면 이것들이 수분을 흡수하기 때문에 낭낭하게..가 아니라 넉넉하게 넣어준다. 정통 까르보나라는 여기서 우유나 생크림이 안들어간다. 치즈만으로 요리하는게 정석. 하지만 그렇게 먹으면 너무 퍽퍽하다.





 우유 양을 보면서 치즈 또는 밀가루, 계란노른자를 투척해준다. 중간중간 우유나 면발 몇개 시식해보면서 소금간을 해준다. 개인적으로 치즈를 넣는걸 제일 좋아하는데, 적당히 간도 되면서 양조절도 동시에 된다. 계란 노른자를 넣어도 역시 수분조절이 되는데, 부지런히 젓지 않으면 뭉쳐져서 계란후라이처럼 되니 조심해야 한다. 밀가루를 넣어도 마찬가지 효과를 얻을 수 있는데, 밀가루를 수분을 정말 잘 흡수하기 때문에 양조절이 힘들고 동시에 소금양이 늘어난다.




 완성본. 취향에 따라 후추와 파슬리(파슬리는 사실 데코의 의미가 크다. 무슨 맛인지 아직도 모르겠다.)를 촵촵 뿌려준다. 구성품 자체가 좀 느끼한 편이기 때문에 후추를 넉넉히 뿌리는게 좋다. 녹색이 좀 없어서 어색하다 하시는 분들은 브로콜리를 약간 데쳐서 넣으면 좋다. 브로콜리가 소스를 흡수하면 짭짤하면서 아삭한 것이 꽤 괜찮다. 취향에 따라 베이컨 대신 새우를 넣으면 좀 더 상쾌한 맛을 즐길 수 있다. 근데 새우가 비싸다. 특히 손질이 굉장히 귀찮기 때문에 베이컨을 선호하는 편. (손질된 새우는 더 비싸다.) 이상 크림없는 크림파스타 요리 일지.

 근데 다 만들고나니 그냥 사먹는게 싼거 같다.

 그리고 같이 먹을 사람도 없잖아? 너무 많이 했다. 배 터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