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관심사 INTERESTS/개봉기 UNBOXING

삼성 HMD 오디세이 개봉기 / Samsung HMD Odyssey Unboxing


삼성 HMD 오디세이

개봉기

SAMSUNG HMD ODYSSEY

UNBOXING




 VR에 대한 관심이 좀 있어서 기어VR을 이노베이터 에디션부터 줄곧 사용해왔다. 생각해보면 3D부터 시작된 관심인 것 같다. TV랑 모니터도 3D 기능이 들어간 제품을 사용했었으니까. 영화관이나 테마파크 같은 곳에서나 가능하던 3D 체험을 집에서도 할 수 있다는게 굉장히 매력적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금방 흥미가 식고 말았다. 컨텐츠가 따라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3D 모니터에서 3D로 게임한번 하려면 여간 힘든게 아니다. 프로그램도 이것저것 깔아야 하고, 지원하는 게임조차도 옵션이나 드라이버 설정을 제대로 해주지 않으면 여기저기 문제가 생겼다. 접근성이 떨어지니 자연스럽게 손이 가지 않았다.  VR도 마찬가지일 것이라 생각했다.

 이런 기술들은 처음 보면 신기하다. 근데 문제는 그게 전부라는 것이다. 대게 새로 나오는 기술들은 불친절하다. 신기하지만 그 신기함을 경험하기 위해 굉장한 귀찮음을 감수해야 한다. 내가 개발자나 연구자라면 얼마든 그렇게 하겠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 돈을 지불하고 그 귀찮음을 감수하기란 쉽지 않다. 기어VR도 초기엔 그랬다. 오큘러스 스토어도 제대로 없었고, 동영상 한번 재생하려면 굉장히 귀찮았다. 하지만 그게 조금씩 조금씩 개선돼더니 요즘엔 그냥 플러그 앤 플레이 수준으로 발전했다. (물론 아직도 불편..)

 삼성 HMD 오디세이에 관심을 가지게 된건 기어VR에 대한 관심의 연장선이었다. 게다가 마소에서 윈도우 자체적으로 가상현실 기술을 지원한다고 하니 플랫폼에 대한 신뢰도 생겼다. (마소를 믿는게 잘하는 짓인가 하는 문제가 있긴 하지만) 윈도우 MR은 Mixed Reality의 약자인데, 증강현실인 AR(Augmented Reality)과 가상현실인 VR(Virtual Reality)를 동시에 구현하겠다는 포부가 담겨있다. 아직은 VR만 지원하는게 함정. 삼성 HMD 오디세이는 이 윈도우 MR 플랫폼을 지원하는 여러 기기 중 하나이다. HP, 델, 에이서 등 다양한 제조사에서 MR 기기를 만들고 있는데, 페이퍼 스펙은 오디세이가 가장 좋다.  특히 디스플레이의 경우 HTC 바이브 프로와 동일한 디스플레이를 사용하고 있다. 그만큼 가장 비싸긴 하다. 본격적으로 외부센서를 채용하는 VR인 오큘러스나 바이브와 비슷한 가격이다.


- 기본 사양 -

디스플레이 : 양안 3.5인치 아몰레드 1440x1600 해상도

시야각 : 110도

주사율 : 60Hz / 90Hz

크기 : 202mm x 131.5mm x 111mm

무게 : 645g

규격 : HDMI 2.0 + USB 3.0

플랫폼 : 윈도우 10 MR

기타 : IPD 조절 (60~72mm)


박스는 매우 심플하다.

갤럭시S6 시절의 패키징을 보는 듯하다.

참고로 HMD는 Head Mount Display의 약자로 머리에 쓰는디스플레이 형태의 기기를 의미한다.


상자 위에는 컨트롤러용 AA건전지 2쌍과 설명서가 있다.

MR이나 VR기기를 처음 사용하는 분들은 한번쯤 읽어보는게 좋다.

그나마 윈도우MR은 꽂으면 바로 실행돼서 어렵진 않다.


위 상자를 들어내면 포장지에 쌓인 오디세이 본체와 컨트롤러 2개가 있다.

솔직히 이정도 가격이면 구성품을 조금 더 넣어줬어야되지 않나 싶은데..


컨트롤러는 좌, 우 하나씩이며, 모양은 대칭으로 디자인되어 있다.

기본 레이아웃은 모든 윈도우MR기기가 동일하다.


윈도우 로고 버튼이 전원 버튼이다.

2초 정도 꾹 누르면 전원이 들어온다.

페어링 버튼은 배터리 커버 안에 따로 있으니 주의.


트리거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

개인적으로 조금 더 압력이 높아서 누르는 느낌이 있으면 어땠을까 싶다.


삼성 HMD 오디세이 본체이다.

본체에 디스플레이, 마이크, 외부카메라 센서, 헤드폰, 헤드밴드, 연결선 등이 모두 있으므로 사실상 이거 하나만 있으면 작동시킬 수 있다.

컨트롤러는 마우스, 게임패드 등으로 대체할 수 있다. 물론 그렇게 하면 컨트롤러가 필요한 게임은 못한다.


본체 좌측에는 윈도우MR 로고가 있다.



헤드폰은 삼성이 인수한 하만그룹의 자회사인 AKG 로고가 달려있다. VR기기답게 360도 음향이 들어가있다.

근데 음질 자체가 그렇게 좋은지는 잘 모르겠다. AKG스러운 소리라면 소리긴 한데 조금 가볍지 않나 싶다.


렌즈는 특이하게 수많은 원형이 겹쳐진 형태로 가공되어 있는데 특수렌즈라고 한다.

특수렌즈란 기스나면 마음이 아플 것이라는 뜻이다.


헤어밴드 윗부분에는 헤어밴드를 조절할 수 있는 다이얼이 있다.

시야에 맞게 기기를 고정시킬 때 쓰는데 이걸 얼마나 잘 하느냐에 따라 VR경험이 꽤 달라지니 주의해야 한다.

안정적으로 시야에 고정시켜야 제대로 VR을 즐길 수 있다.


본체 하단에는 IPD를 조절할 수 있는 다이얼이 있는데, 렌즈의 좌우를 움직이는 기능을 한다.

양쪽 눈 사이의 거리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만들어놓은 것인데 이것으로 인해 뭔가 드라마틱한 차이가 발생하지는 않는다.

차라리 기어VR처럼 초점을 조절할 수 있게 설계했다면 어땠을까. 설계 난이도가 상당했겠지만.


깨알같이 볼륨 버튼도 있다.

쓸일은 거의 없다.


일반적인 VR 기기들이 외부센서를 이용하는 것과 달리 윈도우MR 기기들은 본체에 달린 카메라 센서들을 이용한다. 덕분에 설치가 간편하고 선정리도 쉽다.

물론 얻은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데, 트래킹을 기기에서 하는만큼 트래킹 성능이 좋지 않다.

특히 컨트롤러 트래킹이 애매한데, 전면 카메라 범위를 벗어나면 제대로 트래킹을 하지 못하게 되어 컨트롤러가 튀는 현상이 자주 발생한다. 게임을 못할 정도로 엉망은 아니지만 아쉬운 부분인건 분명하다.

룸스케일 구현 측면에서도 불리한 측면이 있지만 컨트롤러 트래킹에 비하면 그리 큰 문제는 아니다.


연결은 아주 간단하다. 이 USB 3.0 케이블과 HDMI 케이블을 꽂기만 하면 된다.

USB 3.0 케이블의 경우 충분히 전원공급이 가능한 포트에 꽂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HDMI 단자는 그래픽 카드에 1개만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모니터와 HDMI를 통해 연결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추가적으로 HDMI 어댑터가 필요할 것이다.


기기를 연결하면 자동으로 윈도우 믹스드 리얼리티(Windows Mixed Reality) 프로그램이 실행된다.


기본적으로 최소사양을 충족하는지 확인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CPU나 GPU 성능에서는 통과한다. (그정도 사양이 되는 사람들만 관심을 가지기 때문.)

문제는 블루투스 4.0인데, 일반적인 조립PC에는 블루투스 송수신기가 없기 때문에 동글을 추가로 사야한다.

노트북에 연결해서 사용하는 분들은 상관없는 문제.



처음 연결하면 펌웨어 업데이트가 자동으로 진행된다.


체험판 게임(?)들을 받을 수 있는데 그다지 추천하지 않는다.


컨트롤러 연결법도 친절하게 화면으로 알려준다.

컨트롤러까지 연결하고 나면 윈도우MR을 활용할 준비가 끝난 것이다.


격자감은 기어VR(노트8 모델 사용중)보다 확실히 낫다. 하지만 여전히 갈길이 멀다.

해상도가 다소 높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펜타일 배열이라 어색한 부분이 있다. 이 부분에서는 RGB배열인 PS VR이 더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PS VR은 해상도 자체가 좀 낮아서 애매하다. (실제로 처음에는 PS VR을 사려고 했다. PS4 Pro가 있으니 그쪽이 훨씬 저렴하게 VR경험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스카이림 한글화 때문에 급히 MR로 선택을 바꿨다. 그리고 이제 에이스 컴뱃이 나오면 후회하겠지..)


[스팀에서 사용하기]

 처음 설정을 끝내고 나면 윈도우 클리프라는 가상공간에서 간단한 튜토리얼을 진행하게 된다. 사실 거기서는 별로 할게 없다.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스팀VR일 것이다. 오디세이를 연결한 상태에서 스팀을 실행하면 VR기기가 감지되어 스팀VR 설치여부를 물어본다. 스팀VR 설치후 상점에서 Windows Mixed Realty for SteamVR이라는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면 모든 준비가 끝난다. 스팀VR을 실행하면 스팀VR 튜토리얼이 진행되고, 이후 스팀VR에서 스팀용 VR게임을 실행시켜 즐길 수 있다. 윈도우 Mixed Reality 포털은 실행시켜놓아야 한다.

 (MR 포털 - 스팀 - 스팀VR 순서로 실행)


[추천 게임]

 개봉기인데다가 아직 받아서 사용한지 며칠 안되어서 심도깊은 내용을 적기는 힘들다. 그래도 조금 해보니 충분히 가치가 있다. VR 경험에 매료되어 오큘러스나 바이브로 넘어가실 분들도 꽤 될 것 같다. VR기기로 게임만 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VR 경험을 제대로 하려면 게임만한 것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스팀의 SKYBOX를 통해 내집 영화관을 만들어서 동영상을 감상하는 것도 아주 좋은 경험이긴 하다.)

 조금씩 해본 게임들과 간단한 감상평. 게임이란 것이 취향이 갈리는 컨텐츠이다보니 100% 추천한다고는 못한다.

 - 프로젝트 카스2 (Project Cars2) : 뛰어난 몰입감, 아쉬운 원경 그래픽

 - 비트 세이버 (Beat Saber) : 리듬게임 알레르기가 있는게 아니라면 이것이 바로 킬러컨텐츠

 - 애리조나 선샤인 (Arizona Sunshine) : 옛날 오락실에서 느끼던 좀비 슈팅. 그런데 더빙 무엇

 - 스카이림 VR (Elder Scrolls V : Skyrim VR) : VR은 이것을 위해 존재한다.

 - 폴아웃4 VR (Fallout 4 VR) : VR은 이것을 위해 존재한다.(2)



서피스 북2에서 연결해서도 사용해봤다.

GTX1060이 달려있다보니 나름 잘 돌아간다. 비행기가 이륙하지만 어차피 게임소리가 헤드폰에서 나오다보니 신경쓰이진 않는다. 누가 굳이 휴대하면서 VR게임을 할까 싶지만, 일단 가능은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