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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사 INTERESTS/카메라 CAMERA

[카메라 기초] 02. 셔터스피드, 조리개, ISO감도 그리고 노출값

 


 

셔터스피드/조리개/ISO감도/노출값

 

 

 

 

 카메라와 사진에 대해 수박 겉핥기 식으로 공부하고 있지만, 공부할수록 놀랍다. 감성만 뭍어나는 분야인줄 알았더니 기초에 대해서는 모든 것이 과학공식처럼 세세하게 짜여있다. 기계, 빛, 색 등의 요소들이 모여서 일련의 상호작용으로 사진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변수들이 영향을 미치고, 어떤 것들은 표준에서 벗어나 독특한 영역을 구축하기도 한다. 그 예로는 로모 카메라를 들 수 있겠다. 로모 카메라의 결과물은 표준의 영역으로 볼 수 없다. 하지만 그 특유의 감각이 많은 사람들에게 감성적으로 접근했기 때문에 꾸준히 매니아층을 만드는 카메라가 되었다. 즉, 카메라와 사진이라는 분야는 기초에 대해서는 과학적인 지식이 필요하며 그 이후로는 공식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감각도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일단 기초 지식을 정리하기로 했다. 물론 전문분야에서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고가의 카메라나 렌즈를 가진 것도 아니지만, 배운다고 나쁠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일단 많이 찍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지만(나도 동의하는 바이다. 일단 카메라로 찍는 것 자체가 좋아야 배울 마음도 생기는게 당연하다.) 더불어 기초를 배우면 더욱 빨리 사진에 익숙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1. 셔터스피드 Shutter Speed

 

 말 그대로 셔터의 속도이다. 그렇다면 셔터의 속도는 어떤 속도인가? 셔터가 움직이는 속도라는 뜻이다. 그럼 셔터라는 물건은 움직이기는 하는 것 같은데 어디에서 어떻게 움직이길래 속도를 조절해줘야하는 것이며 이 속도를 조절하면 어떤 효과가 있는 것일까?

 셔터는 카메라의 이미지 센서(필름 카메라에서는 필름)를 가리고 있는 막이다. 사람으로 치자면 안구를 보호하고 있는 눈꺼풀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눈꺼풀을 깜빡거릴 때 직전에 눈에 들어온 빛 때문에 잔상이 남는다. 셔터의 역할도 마찬가지이다. 평소에는 카메라의 이미지 센서 전체를 덮어 보호하고 있다. (이미지 센서는 아날로그 신호인 빛을 디지털 신호로 변환시키는 반도체 집적체로 매우 민감하며 가장 중요한 부품이다.) 하지만 하루 웬종일 이미지 센서를 덮고 있으면 사진을 찍을 수가 없다. 이미지 센서가 빛에 노출되어야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카메라의 셔터버튼을 누르면 이미지 센서를 덮고 있던 셔터가 움직여 잠깐동안 이미지 센서를 빛에 노출시킨다. 그 시간에 이미지 센서는 빛을 받아들여 이미지를 기록하게 된다. 셔터스피드는 이 셔터가 움직이는 시간을 몇초만에 할 것인지 정하는 것이다. 이는 이미지 센서를 빛에 얼마동안 노출시킬 것인가와 같은 뜻이다. 일반적으로 최소 셔터스피드는 1/4000초~1/8000초 정도 된다. 셔터를 열고 닫는 시간을 최소로 줄이면 1/4000초로 줄일 수 있다는 의미이며, 이는 곧 이미지 센서를 가장 짧게는 빛에 1/4000초 동안 노출시킬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럼 이 셔터스피드의 효과는 자연스럽게 추론할 수 있다. 이미지 센서가 빛에 길게 노출되면 빛을 많이 받아들일 것이고, 짧게 노출되면 빛을 적게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즉 셔터스피드를 1/4000초로 하면 1/4000초 동안 이미지 센서를 노출시켜 받아들인 빛으로 이미지를 저장하게 되는 것이며, 셔터스피드를 2초로 하면 2초동안 이미지 센서를 노출시킨다는 것이다. 당연히 광량이 부족한 곳에서는 셔터스피드를 올려 이미지 센서를 오래 노출시켜야하고, 광량이 충분한 곳에서는 셔터스피드를 낮춰도 된다. 또 하나는 셔터스피드가 낮을수록 피사체를 빨리 찍게되기 때문에 움직이는 물체는 셔터스피드를 빠르게(값을 낮게) 해야한다. 이 경우 셔터스피드가 빨라지면서 이미지가 어두워지기 때문에 다른 요소들의 값을 조절해서 광량을 확보해야 사진이 제대로 찍힌다.

 

 

2. 조리개 Diaphragm/Aperture

 

(조리개 값에 따른 이해, 출처 : 두산백과)


 카메라(렌즈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에서 구멍의 크기를 조절하여 렌즈를 통과하는 빛의 양을 조절하는 구형의 장치이다. 인간의 눈으로 치자면 동공에 들어가는 빛의 양을 조절하는 홍채와 같다. 눈을 찌푸리고 보면 시야가 흐릿해지면서 잘 보이지 않는다. 그게 조리개 값이 높은 상태이다. 조리개 값이 높을수록 빛이 통과하는 구멍이 작다. 때문에 조리개값이 낮은 렌즈를 밝은 렌즈라고 부른다. 조리개값은 광량 뿐만 아니라 심도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조리값이 낮을수록 아웃포커싱이 잘된다. (=심도가 얕다.) 물론 아웃포커싱은 여러 요소가 영향을 미친다. 이미지 센서, 조리개, 화각, 피사체와의 거리, 피사체와 배경 사이의 거리 등의 요소들이 심도값 표현에 영향을 미치는데, 나머지 값이 동일하다면 조리개값이 낮을수록(=조리개를 많이 개방할수록) 아웃포커싱 표현이 잘된다. 심도의 깊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거리(초점거리, 피사체 거리)이다.

 

 

3. ISO감도

 

 필름과 디지털 카메라의 빛에 대한 감도표시이다. 필름의 경우 ISO 5800:1987 표준, 디지털 카메라의 경우 ISO 12232:1998 표준에 따르는 값이기 때문에 통상 ISO감도라고 부른다. 참고로 ISO는 국제 표준화 기구를 뜻하는데 어떤 영문 약자일 것 같지만 그리스어 ISOS(같다, 동일하다는 뜻)에서 가져온 것이다. 때문에 발음이 아이에스오가 아니라 이소나 아이소로 읽는 것이 맞다고 한다. 국제 표준화 기구의 정식 영문 명칭은 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이다.

 감도는 값이 높을수록 빛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ISO100으로 찍는 경우보다 ISO800으로 찍는게 더 밝게 나온다는 뜻이다. 하지만 동시에 노이즈가 발생하게 된다. ISO값이 일정 수치를 넘어가면 이미지가 전체적으로 무너져서 의미가 없다. 대부분의 경우 1600 정도를 넘지 않는 선으로 조절한다. 주광에서는 ISO100을 넘어가는 경우가 잘 없다.

 

 

4. 노출값 Exposure Value

 

 조리개와 셔터스피드에 따라 광량을 통과시킬 수 있는 정도를 나타내는 값이다. 노출값 Ev=log2(조리개값^2/셔터스피드)로 정의된다. 노출값이 과하면 이미지가 전체적으로 하얗게 되어서 못쓰게 된다. 그래서 카메라 자체적으로 적정 노출값을 측정해주는 장치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런 장치들은 전자적으로 처리되는 것으로, 무조건적으로 평균치의 노출값을 권장한다. 때문에 사진을 찍는 사람이 피사체에 따라 어떤 노출값이 적절한지 기본은 알아야 한다. 색 마다 빛을 반사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기계가 알려주는 값만을 기준으로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카메라 관련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다보면 "스탑"이라는 표현을 자주 보게 된다. 1스탑 올려야한다, 2스탑 내려야 한다 등등. 스탑은 '단계' 정도의 의미로 보면 된다. 1스탑 올려야 한다는 1단계 올려야 한다는 의미인 것이다. 그럼 이 단계는 무엇인가. 위에서 알아본 셔터스피드, 조리개, 감도 등에은 일정한 단위의 값들이 있다. 대략 아래와 같이 볼 수 있는데, 여기서 이 단계 변화는 빛의 양에 대한 변화를 뜻한다. 1단계 당 빛의 양은 2배가 되거나 1/2배가 된다. 즉, ISO200은 ISO100보다 2배의 빛을 받아들이는 상태이며, 조리개 2.8은 조리개 1.4보다 빛을 1/2만큼 받아들이는 상태이다. 물론 이것이 정확히 정수배로 변하는 것은 아니나 대략적인 수치는 일정하다. 즉, ISO감도를 100에서 200으로 높이고, 셔터스피드를 1에서 1/2로 바꾸면 카메라가 받아들이는 광량은 동일하다. 가령 아웃포커싱을 위해 조리개 값을 낮추면 광량이 많아져 노출과다가 되므로, 셔터스피드를 빠르게 하거나 ISO감도를 낮춰야한다.

 애초에 전부 같은 수치로 묶어서 노출값 하나만 조절하는게 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할 수 있다. 광량에 대한 계산은 동일하지만 각각이 하는 역할이 다르기 때문에 조절이 필요하다. 가령, ISO200과 셔터스피드 1/60인 상태에서 감도를 ISO400으로 높이고 셔터스피드를 1/125로 줄이면 둘의 광량은 동일하게 된다. 하지만 ISO감도가 늘었기 때문에 화면에 노이즈가 증가하게 되고, 셔터스피드를 줄였기 때문에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를 보다 명확하게 찍을 수 있다. 이런식으로 상황별로 어떤 설정값을 사용할지는 사진을 찍는 사람이 결정하게 되고, 그 결정에 따라 같은 환경이라도 전혀 다른 결과물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ISO 감도, 조리개, 셔터스피드의 스탑)

(색과 명암별 노출보정)


 감도와 셔터스피드는 기본값을 기준으로 대략 2배수로 증가. 조리개 값은 2배수의 루트값의 근사치로 증가한다. 위의 표에서 좌측은 밝은 값이며, 우측으로 갈수록 어두워진다. (조리개 값에 2와 4가 빠진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기분탓이니 넘어가자. 수정하기 귀찮...) 각각의 조합에 따라서도 수치는 다르지만 광량은 같게 설정할 수가 있다. 가령 ISO200, 조리개 2.8, 셔터스피드 1/2의 조합(1)은 ISO400, 조리개 8, 셔터스피드 1의 조합(2)와 이론적인 광량이 같다. 이 경우 조합(1)은 조합(2)에 비해 움직임이 있는 피사체를 잘 포착할 것이며, 심도가 얕을 것이다. 조합(2)는 조합(1)보다 노이즈가 더 발생하고 심도가 깊을 것이며, 셔터스피드가 느려서 손으로 찍는다면 흔들림의 영향이 클 것이다.

 이런 원리들을 적용한다고 무조건 "좋은 사진"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이론은 이론일 뿐, 결국 결과물은 경험이 없으면 잘 나오지 않는다. 많이 찍어보고, 설정값을 비교해보며, 이런 상황에서는 이런 세팅값을, 저런 상황에서는 저런 세팅값을 시도해 보는 것이 좋다. 물론 나도 배워가는 입장이고, 이제서야 원리에 대해 조금씩 이해가고 있는 처지이긴 하다. 개인적으로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치고 있다.

 

첫째. 자동으로 찍은 다음 EXIF 정보를 통해 카메라가 자동으로 설정한 값이 어떤지 알아본다.

둘째. 비슷한 세팅으로 수동모드에서 찍어보고, 결과를 비교해본다.

셋째. 상황별 세팅값의 범위를 파악한다.

넷째. 세팅값에 조금씩 변화를 주면서 찍어본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다보면 어느정도 경험이 쌓게 되고, 사진을 빠르게 잘 찍을 수 있게 되지 않을까. 그런 바람..

 다음 글은 아웃포커싱과 야간 및 저조도 촬영에 대해 적어보고자 한다.